처갓집 거실에 자리한 군자란. 난과로 오해할만한 이름이지만 전혀 관계없는 수선화과의 상록 다년초입니다. 초보 가드너 입장에서 현재 군자란이 살고 있는 위치는 "열악한 환경이다"로 한 줄 요약이 가능합니다.
씨앗부터 개화까지 4~5년이 걸리는 군자란은 오래 두고 함께 할 친구로 그에 알맞은 생육 환경부터 알아야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. 이런 작은 정성이 모여 오래도록 마음에 품고 갈 수 있는 진정한 벗이 나에게 남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? ㅎㅎ 참고로 백합 모양의 꽃과 넓고 긴 잎, 모두 관상 가치가 있는 군자란은 30년 이상 장수하는 식물이라고 합니다.
군자란은 줄기가 없고 잎이 뿌리에서 직접 나와서 양쪽으로 두 장씩 갈라지면서 가지런히 자랍니다. 이후 넓고 긴 잎 사이에서 굵은 꽃자루가 나와 10~20개가량의 주황색 꽃을 피웁니다. 한 번 꽃을 피우면 이듬해부터는 매년 꽃을 볼 수 있습니다.
생육환경
군자란은 반그늘에 통풍이 잘 되는 곳을 선호합니다. 강한 직사광선은 좋지 않기 때문에 창문이나 커튼으로 차광이 가능한 거실 창 측이 적당한 위치입니다. 처갓집을 예로 들면 간접광을 받는 위치까지는 좋은데 통풍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. 지나치듯 말씀드렸는데 아시겠죠? ㅠㅠ 군자란의 생육에 적당한 온도는 낮은 20~25℃, 밤은 15℃로 일교차가 있게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. 군자란의 원산지는 남아프리카 지역으로 아열대성 기후입니다. 따라서 습기가 많고 그늘진 곳이므로 비교적 습하게 관리합니다. 배수가 잘 되는 흙을 선호하며 뿌리의 발육이 좋아 매년 분갈이해주는 것이 좋습니다. 밭흙, 부엽, 피트모스를 2:1:1의 비율로 배합하면 적당합니다.
씨앗 발아에 적당한 온도는 20~22℃이며 15℃ 이하가 되면 발아가 늦어지고 30℃ 이상의 고온이면 발아율이 현저히 떨어집니다. 삽목은 20℃ 가량의 온도가 적당합니다. 물빠짐이 좋은 모래에 심고 건조하지 않도록 하루에 3~4회 분무를 해주면서 관리하면 뿌리를 쉽게 내립니다.
생육환경을 간단히 정리하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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빛 : 반그늘(반음지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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온도 : 20도 전. 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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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 : 겉흙이 말랐을 때 관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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습도 : 40~70%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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흙 : 배수가 좋은 흙
군자란은 사시사철 푸른 잎을 보는 동시에 해마다 꽃을 감상하는 식물입니다. 꽃이 지고 나면 당연히 열매가 맺히는데 이로 인해 이듬해에 피는 꽃대가 부실해질 수 있습니다. 여기서 번식 혹은 관상을 선택합니다. 이듬해 충만한 꽃을 원하시면 꽃대 전체를 과감히 잘라줍니다. 잘 자란 군자란은 잎이 사방으로 뻗어 있지 않고 양방향으로 가지런히 겹쳐서 자라니 구입하실 때 참조하시면 좋겠습니다.
처갓집에 자라는 군자란은 지나가듯이 통풍에 좀 신경 써야 하고 분갈이는 꼭 해야 된다고 장모님께 말씀드렸습니다. 누구나 조언할 수 있는 내용이고 애정을 가지고 식물을 키우시는데 조언이랍시고 말씀드리기도 좀 난감합니다. 직접 해드리기에는 초보라 손이 떨려서... ㅎㅎ 부디 장모님께서 잘 조치하셔서 군자란을 추석에는 더 생생하게 볼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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